황병서 총정치국장 임명 확인… 파워 엘리트 구도 변화 주목
통일부 “최룡해 당뇨로 건강이상… 정치적 숙청 가능성은 낮아”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오른쪽)이 1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 기숙사에서 열린 ‘5·1절 경축 노동자연회’에서 ‘영웅’ 메달을 단 여성 노동자에게 술을 따라주는 모습을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노동당 황병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군부의 최고실세 자리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사실이 2일 공식 확인됐다. 김정은 체제의 파워엘리트 구도 변화가 주목된다.
북한 매체는 2일 황병서를 총정치국장으로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2인자’ 장성택의 전격 처형 이후 ‘새로운 2인자’로 떠올랐던 최룡해(전 총정치국장)가 군부 핵심에서 밀려났다는 사실도 공식 확인된 셈이다. 최룡해는 지난달 9일 국방위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2인자’로 자리매김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락한 것이다.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으로 북한 간부들을 감시 통제하는 조직지도부의 위상은 강화되고, 군부의 영향력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북소식통들은 “김정은이 군 수뇌부의 잦은 교체를 통해 군부의 힘을 빼고 있다”고 분석한다.
2011년 12월 김정은 집권 이후 현재까지 2년 5개월간 북한 군부는 핵심 권력(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이 전부 그리고 수시로 물갈이됐다. 총참모장은 이영호(2012년 7월 숙청) 현영철 김격식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 이영길이, 인민무력부장은 김영춘 김정각 김격식에 이어 지난해 5월부터 장정남이 직을 맡고 있다. 2012년 4월 이후 2년간 총정치국장 직을 유지하던 최룡해도 이번에 실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일 “최룡해가 당뇨 합병증으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며 “이영호나 장성택처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해임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최룡해의 정치적 숙청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룡해의 아버지 최현은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고 최룡해는 김정일과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총정치국은 총정치국장뿐 아니라 핵심 간부인 조직부국장과 선전부국장도 최근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권력 안착을 뒷받침하는 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총정치국을 장악해 군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병서는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황병서가 김정은의 최측근이지만 리더십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 직을 오래 유지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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