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KBS 노조의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역대 KBS 사장들은 취임식을 갖기 전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과 함께 출근 저지 투쟁의 주인공이 됐다. 임기를 온전히 채운 사장도 드물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청와대의 인사 및 보도 통제가 이명박 정부 때인 김인규 KBS 전 사장 시절 시작됐다고 했다. 그러나 KBS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극에 달한 때는 이념 갈등이 격렬했던 노무현 정부의 정연주 전 사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정부 출범 후 첫 KBS 사장으로 노 전 대통령 후보의 언론정책고문을 지낸 서동구 씨가 임명됐다. 하지만 그는 임명장을 받은 지 8일 만에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 속에 사표를 썼다.
서 전 사장의 후임으로 2003년 4월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을 지낸 정연주 전 사장이 임명됐다. 그는 이후 ‘인물 현대사’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 포커스’, 드라마 ‘서울 1945’ 등을 통해 정권 편향적인 방송을 내보내 KBS는 그의 임기 내내 ‘코드 방송’이라는 비난을 샀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방송은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고(한국언론학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 때는 메인 뉴스에서 이를 축소해 다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 전 사장은 2006년 11월 연임됐지만 KBS 노조는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고,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8월 부실 경영을 이유로 해임됐다.
후임자인 이병순 전 사장 때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이 되풀이됐으며 그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채우고 물러났다.
이 전 사장과 함께 KBS 사장에 응모했다 사장이 된 김인규 전 사장은 드물게 임기를 채웠다. 그러나 노조는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송전략팀장을 지낸 전력을 문제 삼아 그의 출근을 막았으며, 본관 공개홀에서 열린 취임식 때는 조명을 꺼버려 김 전 사장은 비상등을 켜고 취임식을 했다. 김 전 국장은 “김인규 사장 시절부터 사장이 메인 뉴스의 큐시트를 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KBS가 바람 잘 날 없는 이유는 KBS 사장 자리를 집권에 따른 전리품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KBS 사장은 방송법상 여당 쪽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KBS 이사회의 임명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이런 임명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누가 사장이 되건 정치적 외압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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