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후보 공약검증]울산시장
金 가족친화적 문화체육 인프라… “전시성 사업에 치중한 측면있어”
李 대형 복합기능의 공공도서관 설립… “민자 유치 사실상 불가능해 보여”
대표적 산업도시인 울산에서는 노동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후보자들의 공약이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가 ‘기업과 노동자, 서민이 상생하는 도시’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는 “노후 산업단지를 ‘휴먼테크’ 단지로 재조성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 김기현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하는 울산”
김 후보의 첫 번째 공약인 ‘맘껏 기업하고 노동자와 서민이 따뜻한 울산’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기업의 애로사항과 노동자의 안전·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회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평가단은 공약 취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부족한 점을 아쉬워했다.
류재성 계명대 교수는 “정책 목표는 긍정적이지만 성공 여부는 공약만으로 판단하기 힘들다”며 “협의체 설립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평가단은 C-(2.33)를 줬다.
김 후보가 내세운 안전 공약도 C-(2.25)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고위험 시설인 석유화학단지와 고리 월성 원자력발전소가 인근에 있는 만큼 재해·재난사고에 대응하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겠다고 했다. 울산을 유엔의 ‘방재안전도시’로 인증 받게 하고 안전교육체험센터도 짓겠다는 것.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공약이 제시되고 있지만 고위험시설이 밀집된 지역 현실을 감안할 때 보다 본질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린이테마파크, 청소년문화회관, 반려동물문화센터 등 가족친화적인 문화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공약은 D(1.92)로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용주 동의대 교수는 “테마파크 조성 등 전시성 사업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이상범, 휴먼테크 단지 조성 높은 평가
이상범 후보는 휴먼테크단지 조성 이외에 △대곡천 일대를 ‘인류문화유산지구’로 조성 △대형 복합기능의 공공도서관 설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평가단은 “시민에게 적합한 공약을 제시했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비용대비 효과 측면과 실효성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려 전체적으로 C+로 평점을 매겼다.
세 공약 가운데 휴먼테크단지 조성이 가장 높은 평점(2.67)을 받았다. 울산이 각종 산업재해가 잦은 도시인 만큼, 노후 산업단지를 재생시켜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공약 취지에 공감이 많았다. 전용주 교수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제시했다”면서도 “기존 원전을 반납하고 향후 원전 건설 백지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가장 낮은 평점(2.42)을 받은 공약은 ‘대형 복합기능의 공공도서관 설립’이었다. 랜드마크 수준의 공공도서관을 설립해 높은 학구열에 비해 고등교육기관이 부족해 인재가 유출되는 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 류재성 교수는 “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1000억 원 중 500억 원을 민자로 충당한다고 했지만, 시립 도서관이 수익을 낼 수 없는 기관이라면 민자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인류문화유산지구 조성 공약에 대해선 “정부와의 정책 보조가 관건이고 울산시 또한 추가 예산이 소요될 여지가 있는 만큼 정책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장우영 교수)는 의견이 나왔다. 충분한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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