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없이 통치 불가능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9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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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격 사퇴했음에도 야당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퇴진 요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실장 없이 통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이 밝힌 후 그 이유에 대해 "통치를 위한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기춘은 박근혜에게 라스푸틴 같은 존재다. 문제가 있어도 계속 갈 수밖에…"라며 "그 역할을 누가 대신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라스푸틴은 러시아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시절에 신력(神力)을 빙자해 한때 국사를 좌지우지했던 시베리아 출신 요승(妖僧)이다. 러시아 정교회 수도사인 라스푸틴은 출신이 천하고 성격이 거친데도 당시 의사도 포기한 아들의 혈우병을 고쳤다는 이유로 니콜라이 황제의 부인인 알렉산드라 황후의 총애를 받아 정부 고위관리의 임면 등 각종 국사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진 교수는 이어 "김기춘을 내치면 통치 스타일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이 분(박근혜 대통령)이 유신식 리더십이 아닌 민주적 리더십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저는 적이 회의적"이라며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을 유임시킬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대희 사퇴 이후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선 "안대희는 아마 그쪽에서 내세울 수 있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청렴한 편에 속할 것"이라고 전제한 후 "그런데도 저 지경이니, 다른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겠죠. 참신한 인물보다는 그나마 검증이 된 낡은 얼굴 중에서 고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후 인사청문 대상자 6명이 낙마한 것에 대해 "검증의 허술함 이전에 협소한 인재풀의 문제일 것이다. 측근들 갖다 앉히려는데 다 썩었으니…"라며 "그나마 안대희는 그쪽에서 낼 수 있는 청렴의 최대치"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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