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격 사퇴한 28일 오후부터 청와대는 곧바로 후임 총리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안 전 후보자 발탁 당시 검토한 후보군을 중심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새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새 총리 후보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물밑에서 총리직 타진 의사가 전달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치인 출신은 상대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야권의 ‘현미경 검증’도 정치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무딘 편이다.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김 의원과 김 지사는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력 분할’의 적임자로 꼽힌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박 대통령을 적극 도왔지만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했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다.
특히 김 의원은 PK(부산·경남) 출신인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국가 의전서열 상위 인사가 모두 PK 출신인 상황에서 총리 후보마저 PK 출신을 지명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안 전 후보자의 낙마 이후 법조인 출신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로운 법조인들은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표적으로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소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지역 안배 효과도 있는 데다 지난해 헌재소장 퇴임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 상담을 하는 등 전관예우 논란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임 총리 후보자 인선 발표는 6·4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안 전 후보자의 낙마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임 후보자마저 결함이 드러나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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