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일 공개한 사전투표자의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30대 이하(12.6%)와 50, 60대(11.3%)의 투표율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과거 투표 성향을 보면 30대 이하에서는 야권이, 50대 이상에서는 여권이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제가 전국단위의 선거에서 처음으로 실시됐고 사전투표자들의 세대별 투표율을 미리 공개한 것도 처음이라 6·4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투표율이 2010년 54.5%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30, 40대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연령에 비해 낮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 최종 투표율, 최고 기록 경신할 지 주목
사전투표자들의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20대 이하가 16.0%로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와 30대의 전체 유권자 중 사전투표율은 12.6%였다. 50대 이상 투표율(11.3%)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20대 사전투표자 수 116만7872명 중에는 거의 의무적으로 투표하는 군인이나 의경 32만여 명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을 빼면 사전투표율은 11.6%로 떨어진다.
사전투표자 수를 세대별로 보면 야권 성향이 강한 20, 30대(191만3898명)와 여권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193만4486명)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실제 어느 계층이 결집하고 있는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아직 예전 사례가 없어 특정 세대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원인이 결집 효과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단순 편의 차원에서 미리 투표했는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선거 당일에 투표할 사람이 미리 투표했다면 본투표율의 투표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도시보다 농촌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기초단체의 사전투표율 상위 50위 중 수도권은 인천 옹진(25.4%)뿐이었고 대부분 전남·북, 경남·북 농촌지역이었다.
30, 40대의 사전투표율은 각각 9.4%, 10.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와 관련해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사전투표의 편의를 제공했는데도 30, 40대 투표율이 낮은 건 이들의 정치 혐오가 크고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본선거에서도 투표율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역대 부재자투표율이 2%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사전투표율은 5배나 높았다. 이 때문에 6·4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이 60%에 육박해 20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95년 1회 전국 지방선거 때 투표율 68.4%를 제외하면 2회부터 5회까지 48.8%∼54.5%였다.
○ 세대별 투표율 공개 논란
선관위가 선거를 3일 앞두고 세대별 사전투표율을 공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선관위가 세대별 투표율을 미리 공개한 적은 없었다.
야권은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법률지원단장은 “우리나라는 세대별 투표 성향이 뚜렷한데 이를 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역별 각 세대의 사전투표율을 보고 정당들이 타깃화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센터장도 “투표자들의 정보를 활용한 통계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비밀 보장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우리나라처럼 세대별로 정치적 지향 대립이 치열할 경우 지지층 추가 결집에 활용하는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번과 달리 노년층과 젊은층의 투표율이 극단적으로 달랐다면 상당한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원의 공식 회의에서 사전투표율이 전산으로 곧바로 집계가 되는 만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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