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국민의선택]
안산 시민들 투표후 눈시울… 팽목항 가족들 대부분 사전투표
이효리, 서경석… 연예인들 인증샷, “사진 왜 못찍나” 곳곳 투표용지 훼손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서 단원고등학교가 있는 경기 안산시,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의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여파 때문에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4일 오전 7시경 투표소가 있는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주민센터 2층과 단원중 1학년 1반 교실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각자 투표한 후보와 정당은 다르지만 소중한 한 표에 담긴 뜻은 같았다.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씻어 달라는 것. 직장인 문모 씨(24·여)는 “이 동네 사람들 모두 세월호를 비켜갈 순 없다. 고교 시절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은 실종됐고 내 동생의 담임이었던 단원고 교감 선생님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고 털어놨다. 여섯 살짜리 딸을 데리고 투표소에 온 권모 씨(39·여)는 “투표한다고 아이들이 살아오는 건 아니지만 사고 수습이라도 제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도 선거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앞서 대부분의 가족은 지난달 31일 진도체육관과 팽목항 앞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실종된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57)의 부인 유모 씨는 “남편을 아직도 찾지 못해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세월호를 오래 챙겨줄 사람을 뽑는다는 생각에 투표에 참여했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상관없이 정치싸움 안 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도와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종자 권재근 씨(52)의 형 권오복 씨(59)는 “선거 지나면 월드컵으로 시선이 갈 텐데 그런 걸 보고 있으면 괴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 이적 이효리, 방송인 서경석 전현무 등 유명 연예인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팬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용지 인증샷이 제지당하자 투표용지를 훼손한 이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기 부천시 소사경찰서는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자신의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선거사무원이 말리자 이를 찢어버린 A 씨(41)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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