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가장 치열하게 접전이 펼쳐진 곳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수도권의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였다. 서울시장 선거가 출구조사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져 비교적 싱겁게 끝난 반면, 인천과 경기는 개표 시작부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인천과 경기 두 곳은 선거 전부터 접전이 예상됐다.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의 방송 3사 출구 조사는 49.4% 대 49.1%로 0.3%포인트 차의 초박빙 양상이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차이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개표 과정도 시종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초반에는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앞서는가 하더니 이내 유정복 후보가 뒤집는 등 양측 캠프 관계자들은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
개표 진행이 늦어진 탓에 4일 밤 12시까지도 승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5일 오전 1시를 넘기면서 유정복 후보가 송영길 후보와의 격차를 서서히 벌리기 시작하자 유 후보 캠프 측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캠프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다소 뒤진 것으로 조사돼 걱정했지만 신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후보 캠프는 선거 초반 낙승을 예상했지만 유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출구조사 결과까지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투표율이 전국 평균(56.8%)에 못 미치는 53.7%에 그친 것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날 송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웃음을 짓다가 잠시 쉬고 오겠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 송 후보가 우세했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도 “4년 전에도 일부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송 후보가 승리한 경험이 있어 끝까지 개표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밤새 출렁거렸다. 선거기간에 돌입할 때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유 있게 앞서가는 듯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였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여당 지지세가 확연히 꺾였다. 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다녔던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것이 경기라는 점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거 막바지에는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여론조사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었다.
4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김 후보가 51%, 남 후보가 49%를 기록했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개표 초반에는 남 후보가 3%포인트 차로 앞서기도 했지만 이내 김 후보가 따라잡는 모습이었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전 여론조사에선 20%포인트 차로 이기기도 했지만 막판 추격으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개표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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