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후보자는 누구… 정치부장 - 특파원 거친 ‘38년 언론외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내각 개편/총리후보 문창극]
보수색채 강한 칼럼 주로 써와… 盧전대통령 서거땐 “국민장 부적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38년간 언론인으로 외길을 걸었다. 정치권 등에 한눈을 판 적이 없어 그가 총리 후보자로 발탁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온 문 후보자는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를 거쳐 1979년 정치부로 옮긴 뒤 1995년 정치부장을 맡을 때까지 기자생활의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보냈다. 미국 워싱턴특파원과 미주총국장을 지내며 국제감각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부장 이후에는 논설실장 논설주간 주필 대기자를 거치며 주로 칼럼을 써 왔다.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등 언론인 단체를 이끈 경험도 있다. 지난해 퇴사한 문 후보자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로 일해 왔다.

문 후보자는 보수 색채가 강한 칼럼을 주로 써 왔다. 문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 ‘공인의 죽음’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며 “그 점이 그의 장례 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른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위독했던 2009년 8월 초에는 ‘마지막 남은 일’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의혹들을 그대로 덮어 두기로 할 것인가. 깨끗한 마무리가 있어야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겸 대변인은 중앙일보에 반론보도문을 실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4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에서는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칼럼에서 “(박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 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내게는 지역이기주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2012년 12월 ‘하늘의 평화’란 칼럼에선 “우리 현대사의 좌우 시소게임을 완전히 끝장내게 한 그런 선거였다”며 “50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젊은 세대는 겸허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총리 후보 지명 직후 서울대 언론정보대학원 2층 라운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갑자기 나라로부터 부름을 받아 기쁘기보다 마음이 무겁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어렵고 엄중한데 제가 과연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저는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 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며 “나라를 위해 애쓰는 박 대통령을 도와 제가 안전한 대한민국, 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여생을 바쳐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

△충북 청주, 66세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정치학 박사) △1975년 중앙일보 입사 △1995년 중앙일보 정치부장 △2001년 관훈클럽 총무 △2003∼2013년 중앙일보 논설실장, 논설주간, 주필, 대기자 △2005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2013년∼현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문창극#국무총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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