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따르는 동교동계의 두 축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다시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이름 끝 자인 ‘갑’을 붙여 ‘양갑’으로 불린다.
한 전 대표는 10일 오전 11시 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DJ 묘소 앞에서 ‘옛 식구’들과 함께했다. 한 전 대표가 동교동계의 화요일 모임에 참석한 것은 2012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이협 전 의원 등은 “오랜만이네”라며 한 전 대표를 반겼다. 이 자리에는 6·4지방선거 때 권 고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자도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한 번 동교동 맨은 영원한 동교동 맨이다. 한화갑 동지는 ‘옳은 것에의 복종’이라고 표현한 일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동아일보 5월 20일자 ‘권노갑 회고록’을 읽고 권 전 고문에게 만남을 청했다고 한다. 권 고문 회고록은 매주 토요일자에 연재되고 있다.
30년 넘게 민주화 동지로 동고동락했던 양갑의 갈등은 2002년 수면 위로 불거졌다. 이른바 ‘정권 재창출 방법론’의 차이가 원인이었다. 권 고문이 “대선후보는 비호남 출신이 돼야 한다”며 한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새천년민주당) 참여를 반대하면서 두 사람은 소원해졌다. 이후 권 고문이 한 전 대표의 평민당 창당(2010년), 박근혜 대통령 지지(2012년)를 반대하면서 완전히 갈라섰다. 한 전 대표는 “내가 하려는 일을 늘 방해했다”며 권 고문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권 고문은 지난달 말 김영삼(YS)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씨를 만나 “시대가 바뀌었다. YS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 씨가 “상도동이 속해 있는 서울 동작을 7·30보궐선거에 야당 후보로 출마했으면 한다. 아버지는 동교동과 상도동이 다시 힘을 합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한 자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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