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하는 국회로]
원내대표 회담 국감일정 등 이견… “왜 이래!” “뭘 양보했나” 고성도
국회 개회 하루 앞두고 대치 심화
여야는 16일에도 19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을 타결짓지 못했다. 6월 국회 개회(18일)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오히려 여야 대치 국면은 심화되는 형국이다. 국회가 문을 열더라도 켜켜이 쌓여 있는 난제들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공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만나 쟁점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새정치연합은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와 특위인 예산결산특위의 전임 상임위화 △1개씩인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의 2개씩 설치를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반대했다. 가까스로 여야는 정보위와 예결위를 정기 개최하기로 절충점을 찾았지만 이번엔 일년에 두 번 나눠 실시하기로 한 국정감사와 관련해 상반기 일정을 언제 시작할지를 놓고 맞섰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상반기 국감을 7·30 재·보궐선거 때까지 끌고 가려는 것은 정략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증인 채택, 출석통지 등 절차를 감안하면 이달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기간에 대해서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당은 증인 채택 등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시작하자고 강조했지만 야당은 월드컵 분위기 등을 감안해 다음 달 초부터 기관보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원내대표는 말싸움에 가까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오전 11시 회동이 시작되자마자 박 원내대표는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 새누리당이 어머니, 아버지 같은 심정으로 포용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상 포용 노력을 하는 분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웃음 뒤에 숨긴…, 그 뒷말은 생락하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설사 심한 말씀을 해도 저는 끝까지 박 원내대표를 모시고 성숙한 국회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뼈있는 말로 대꾸했다. “조금 짜증나고 화나도 그냥 웃겠다. 끝까지 웃어보려고 하고 웃겠다”고도 했다.
오후 4시 25분경 회의장 밖으로 두 원내대표의 맞고함이 들려나왔다. 이 원내대표가 “왜 이래!”라고 호통을 치자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양보한 게 뭐가 있어요!”라고 맞받아쳤다.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오후 5시경 합의문 발표 등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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