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친박 맏형’ vs TK민심 求愛나선 ‘비주류 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서청원-김무성 당권 勢대결 후끈

친박계 맏형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악수를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친박계 맏형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악수를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19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력한 경쟁자로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과 서 의원 모두 캠프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세력 대결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양측은 이날 당 선관위가 합동연설회를 전당대회 당일을 포함해 3회로 제한한 결정을 놓고 충돌했다. 서 의원은 전대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홍문종 의원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이 결정은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망각하고 당을 활성화할 기회를 저버리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선관위 결정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 서청원, ‘화합과 혁신’ 내걸어

서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받아 국정을 주도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책임정당의 ‘책임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겠다. 당청의 관계는 당이 주도하는 수평적 긴장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당청 및 당정협의체 구성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 여야정 협의체도 정례화해 ‘생산적 경쟁 관계’를 이루겠다”며 “분단된 한반도를 통일로 복원할 것이며 ‘통일헌법’을 지향하는 개헌 준비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으로 살아온 30년 이상의 삶 중에서 ‘의리와 신뢰’를 저버린 적이 없다”면서 “저는 대한민국에 땅 한 평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제나 국회의원 재산 순위에서 최하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김 의원의 ‘과거 대 미래’ 프레임에 맞서 ‘화합과 혁신’을 강조하는 대형 현수막을 캠프 사무실이 있는 건물 외벽에 걸었다. 서 의원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당원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표밭갈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날 서울 강남권 당협위원회를 순방한 데 이어 20일 서울 강북지역과 강원도를 거쳐 다음 주부터는 충청권 등 지역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19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동남권 신공항 입지 논란에 대해 “이미 5개 단체장들이 모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국내외 입지선정위가 결정하면 그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캠프 제공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19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동남권 신공항 입지 논란에 대해 “이미 5개 단체장들이 모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국내외 입지선정위가 결정하면 그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캠프 제공
○ 김무성, TK 민심 적극 공략

김 의원은 19일 대구를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여는 등 TK(대구·경북)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전대에 TK 주자가 나서지 않은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김 의원은 6·4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불씨를 끄는 데 주력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놓고 TK 민심이 부산 출신인 김 의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선거가 어렵다고 해도 (신공항 입지 논란이 불거진 부산) 가덕도에서 (당이) 중앙선거대책위를 개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의하는 대구 지역 의원들에게 내가) 부산 지역 의원으로서 앞장서기 어려우니 중앙당에 항의하라고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김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던 권오을 전 의원을 선대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TK 표심 공략을 위한 포석이다. 김 의원은 이날 하루 동안 대구에 묵으며 지역 민심을 청취한 뒤 20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계획이다. 자신이 비박(비박근혜) 비주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서청원#김무성#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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