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것 진실 아니다”… 文, 인사청문회 의사 재확인
서청원 “국민 원하는 총리 아니다”… 버티는 文에 사퇴압박 강도 높여
대통령 직무 부정적 여론 처음 앞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연일 해명하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여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재가를 미뤄 자진사퇴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직후 정국 수습에 나설 예정이지만 ‘문창극 변수’가 길목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 文 “임명동의안 재가, 박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
문 후보자는 20일에도 전혀 물러설 뜻이 없어 보였다.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사퇴 요구가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언론에 보도된 것이 진실이 아니기 때문에 서운하지 않다”고 답했다. “일방적인 기사에 대해 서운하고 답답했다”고도 했다. ‘언론 탓’ 주장은 더 강화됐다.
퇴근길에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재가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내 소관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날에 이어 20분가량 기자들 앞에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날은 자신이 쓴 ‘독도의 밤’이라는 칼럼을 읽은 뒤 “일본이 막강한 해군력으로 독도로 향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나. 우리도 해군을 길러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문 후보자는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검증결과 발표를 의식한 듯 “위안부 문제는 반윤리적 범죄행위”라며 “일본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민방위 훈련이 열린 오후 2시 정부청사 어린이집에서 실시된 화재대피 훈련에도 참가했다. 어린이집 원생들과 함께 앉아 20여 분간 훈련을 지켜본 그는 “나는 해군 장교 출신으로 퇴함훈련을 했다”며 “내가 그 배(세월호)에 탔다면 아이들을 좀 구해줄 수 있었을 텐데…”라고 했다.
○ 서청원, “(문 후보자는) 국민이 원하는 총리 아니다”
문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여권의 압박 수위도 높아졌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후보자는) 국민이 원하는 총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에서 열린 지역 행사에 참석해 “과거 조선시대에도 백성들이 재상을 싫어하면 물러났다”고도 했다.
여권 내부에선 “문 후보자의 역사관이 문제가 아니라 지명 이후 대처 과정이 문제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총리가 되기엔 정무적 판단능력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정치력도 도마에 올랐다. 링 바깥을 빙빙 돌며 “물러나는 게 좋다”고만 말하고 있을 뿐 여권의 누구도 문 후보자를 상대로 “거취를 정리하라”고 책임 있게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22일 문 후보자가 대통령을 직접 면담한 뒤 자진 사퇴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6월 셋째 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에서 부정이 48%로 긍정(43%)을 앞질렀다. 부정적 평가가 높아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후보자에 대해서도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64%였고 ‘적합하다’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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