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국회에 출석했다. 국회 운영위에서 비서실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지난해 예산을 결산하는 자리였지만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과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과 관련해 김 실장을 집중 공략했다. 김 실장이 국회에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 이후 8개월 만이다.
먼저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이른바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 씨) 등 비선라인의 인사개입 의혹을 추궁했다. 김 실장은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언론에 만들어낸 말이고 실체가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강 의원이 ‘그렇다면 인사 실패 문제를 김 실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몰아붙이자 김 실장은 “책임은 전적으로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내게 있다”고 답했다.
인사 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 김 실장은 “많은 후보의 사사로운 발언이나 강연 같은 것을 다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도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청문회의 기준도 엄격해지는데, 이 시대의 잣대에 맞춰 검증을 받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운영위 업무현황 보고 도중 야당이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회의가 1시간 이상 정회되기도 했다. 또 야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대응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에 앞서 김 실장은 인사말에서 “소중한 가족을 잃은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드리며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의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현행법에서 재난에 대해 책임지고 지휘할 책임은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초동조치, 대통령 지시사항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는 “비공개 정보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관리될 것이 명백해 응하기 어렵다”며 거부해 반발을 샀다. 대통령비서실은 10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서 기관보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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