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0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의 대진표가 8일 확정됐다. 새누리당이 이날 끈질긴 설득 끝에 나경원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박원순 맨’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전략공천 결정을 수용했다. 이로써 동작을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대 나경원’의 재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당시 출마를 포기하며 박원순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싸잡아 비판하며 동작을에 출사표를 냈다. 동작을에서의
물고 물리는 3파전의 속내를 짚어본다. 》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8일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낯 뜨거운 장면이 연출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동작을 전략공천을 수용했지만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른바 ‘486’ 학생운동 동지가 공천권을 놓고 볼썽사나운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기 전 부시장은 이날 오전 9시 반 국회 기자실에서 동작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 지도부가 3일 전략공천을 발표한 지 닷새 만이다. 기 전 부시장은 당초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지도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며 동작을로 돌려 ‘깜짝 공천’을 했다.
기 전 부시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기 시작하자 허 전 위원장은 지지자들과 함께 연단으로 올라섰다. “‘20년 지기’인 허 전 위원장에게 평생의 빚을 지게 됐다”는 대목을 읽는 순간 허 전 위원장은 “이건 안 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20년 지기’의 등에 비수를 꽂는 패륜적 행태를 만든 김한길 안철수(공동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걸 용납하는 사람들은 다 공범!”이라고도 했다. 허 전 위원장 측은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기 전 부시장은 출마 회견문을 다 읽지 못하고 회견장을 떴다. 기 전 부시장은 회견장 근처 복도에서 기자들에게 “오랫동안 지역을 지키며 헌신해온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 절박한 마음을 알면서도 이 길(출마)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허 전 위원장이 쫓아 나오자 기 전 부시장은 서둘러 국회를 떠났다.
한 당직자는 “허동준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당인(黨人)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못마땅해했다. 다른 당직자는 “권력 투쟁에 매몰돼 있는 486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기 전 부시장은 미리 배포한 출마 회견문에서 “‘서울의 변화,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게 박 시장의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였다. 저는 동작을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사람’으로 이번 7·30 재·보선을 확실히 ‘박원순 선거’로 치르겠다는 다짐이다. 기 전 부시장은 또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저를 공천한 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어떤 순간에도 물러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날 밤에도 국회 당 대표실 앞 복도에서 항의 농성을 계속했다. 허 전 위원장은 “전략공천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무소속 출마도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그러나 당 핵심 관계자는 “바꿀 수는 없다. 어렵게 내린 결정을 바꾼다면 지도부의 영(令)이 서겠나”라고 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허 전 위원장을 상대로 물밑 설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선당후사를 보여주면 얻는 것이 있다고 설득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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