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대표 김무성]김무성 압승 배경은
서청원 ‘친박 조직표’ 기대 무산… 靑서 어떤 ‘사인’도 없었거나
친박의 당원 장악력 약화 가능성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김무성 대세론’이 압도했다. 민심(民心)에서 앞선 김 대표가 전대에서도 당원과 대의원 등 당심(黨心)을 견인한 결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전면에 내세운 서청원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했지만 1만4413표 차라는 충격적 패배를 감내해야 했다. 결국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은 없었다.
○ 민심과 당심을 장악한 김 대표의 완승
당심과 민심 모두 김 대표에게 쏠렸다. 김 대표는 책임·일반당원 및 대의원, 청년선거인단이 참여한 전당대회 현장투표 결과 총 12만4757표 중 3만9553표(31.7%)를 얻어 서 의원을 크게 따돌렸다. 여론조사에서도 김 대표는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1위(1만3153표·24.6%)에 올랐다. 총 득표수는 5만2706표로 29.6%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전대는 서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 이후 친박 대 비주류 간 세(勢) 대결 구도로 흘렀다. 서 최고위원 역시 초반 열세를 극복할 필승카드로 박심 마케팅을 펼쳤고 막판 친박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대역전극을 펼친다는 전략으로 전대에 임했다. 하지만 2위(총 득표수 3만8293표·21.5%)를 차지한 서 최고위원은 현장투표와 여론조사 어느 쪽에서도 김 대표를 누르지 못했다.
특히 일반인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대의원을 상대로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치른 투표에서도 2위를 기록하면서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1인 2표제에 따라 대의원 7002명이 참여한 1만4004표 가운데 3136표를 얻는 데 그쳤다. 김 대표는 4031표를 얻었다.
여권 내부에선 선거 초반부터 ‘과거냐 미래냐’의 프레임으로 형성된 김 대표의 대세론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 최고위원을 과거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가둬 놓고 당 혁신을 이끌 미래형 당 대표론을 내세운 전략이 당심과 민심을 모두 아우른 승리 요인으로 보인다.
○ 들리지 않았던 청와대 ‘오더’
당 일각에선 친박계가 2년 전 황우여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최고위원을 당 지도부에 입성시키며 위력을 발휘했지만 이번에는 무기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쉽게 말하면 서 최고위원을 찍으라는 ‘청와대 오더’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라며 “친박 의원들이 중립을 지키며 당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당 주류인 친박계가 아예 응집력을 보이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선거 막판 서 최고위원을 지지하라는 여권 내부의 메시지가 각 당협위원회에 직·간접적으로 전달됐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한 당직자는 “이번 전대는 14만여 명에 달하는 책임당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한 첫 사례”라며 “당협위원장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책임당원 등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