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부주석 파견 中, 2014년은 안보내
장성택 숙청이후 냉랭한 관계 지속… 北도 “줏대 없는 나라” 잇단 中비난
북한이 27일 이른바 ‘전승절’(6·25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61주년을 맞았지만 중국은 고위급 방북 사절단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승절 60주년’ 행사에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방북해 참석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올해에는 고위급 인사를 북한으로 보낸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27일 0시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고, 전날인 26일 평양에서는 ‘전승절 61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27일 밤 평양에서 축포발사 행사가 진행됐지만 올해 특별한 경축 행사로 꼽을 만한 게 없을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북한이 특별히 기념하는 정주년(‘0’이나 ‘5’로 끝나는 해)이 아닌 61주년이어서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는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 전문가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양국 관계는 1950년 이후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공관에서 개최했던 연례적 연회 및 관련 기념행사도 축소되거나 열리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스 교수는 “6자회담 재개 전제 조건을 조율하기 위해 실무급 인사들만이 그동안 북한을 다녀왔을 뿐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당장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난해 리 부주석이 참석한 6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는 장성택이 있지 않았느냐”며 ‘친중파’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과 중국 간의 냉기류를 전했다.
북한은 최근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와 노동신문을 통해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이자 ‘미국의 횡포를 묵인하는 나라’라며 중국에 대한 각을 세우고 있다. 6·25전쟁을 함께 치른 군사 동맹국에 대한 이 같은 공개적인 비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제한적으로만 대북 원유를 제공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에 동참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북한보다 먼저 성사된 한중 정상회담도 평양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중 간 냉기류는 기본적인 관계의 변화라기보다 양측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중 간 고위급 인사나 특사 파견 등으로 하반기에 분위기를 전환할 가능성은 있다”며 “북-중은 아직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정권수립일(9월 9일)이나 북-중 수교기념일(10월 6일)이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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