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 공소장-수사기록 입수]
윤일병 부검기록 살펴보니, 갈비뼈 14개 부러져… 온몸에 피멍
막대기 등으로 마구 때린 흔적… 부검醫 “구타에 의한 쇼크사 가능성”
‘근육이 파열될 때까지 안 때린 데가 없다. 수액주사를 사타구니에 맞힌 것은 자격도 없이 맞힌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가 6일 단독 입수한 윤모 일병의 부검기록을 본 한 민간병원 의사의 견해다. 이 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의 복부와 등, 폐, 심장 등 온몸과 내장에 구타로 인한 피가 고여 있었다. 근육이 파열된 곳도 있었다. 좌우 갈비뼈 14개가 부러졌고 비장은 터진 상태였다. 이 의사는 “이 정도 상처면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꽤 높은 암벽에서 굴러 떨어진 것에 해당할 정도”라며 “직접 사인은 기도가 막힌 질식사지만 구타에 의한 쇼크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일병의 부검 기록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신장 166cm인 윤 일병의 몸은 복부장기(위, 간 등)뿐 아니라 폐, 심장, 옆구리에 피가 고여 있었고, 종아리에는 멍이 가득했다. 등에는 가로 16cm, 세로 15cm 크기의 피멍이 있었다. 이 정도 크기의 피멍은 큰 근육이 끊어질 때 생긴다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견해다.
배, 오른쪽 어깨, 넓적다리, 등에는 최대 가로 4.5cm, 세로 0.1cm 크기의 표피박탈(찰과상)이 있었다. 한 정형외과 의사는 “찰과상의 크기로 볼 때 막대기 같은 도구를 사용해 때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마대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윤 일병을 때렸다.
머리에는 피가 고여 있었을 뿐 아니라 부은 흔적도 있었다. 뇌진탕 소견과 유사한 결과다. 왼쪽 무릎 뒤쪽과 오른쪽 넓적다리 뒤쪽에는 흉터가 있었다.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될 정도로 오랜 기간 구타를 당했다는 얘기다.
수액주사를 놓은 흔적(주사침흔)은 양쪽 팔꿈치 안쪽뿐 아니라 양쪽 사타구니에서도 발견됐다. 통상 수액주사는 혈관이 잘 보이고 맞은 뒤에도 움직이기 편하게 팔꿈치 안쪽에 놓는다. 주사 놓기도 힘든 사타구니에도 주사 흔적이 있는 것을 두고 한 의사는 “병사들이 권한도 없이 수액주사를 놓은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한편으로는 움직이면 접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수액을 놓으면서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등 고통을 주려던 게 아니었는지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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