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군 생활을 경험한 탈북자들은 "북한 군 내 왕따나 집단 폭행은 상호 감시 및 고발 체계가 철저한 데다 군인에 대한 폭력이 혁명대오(역량)를 약화시키는 반동 행위로 보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인민군 부소대장 출신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소장은 7일 "부대별로 모두가 노동당원, 청년동맹원이고 정치조직에 속해 있어 군내 구타는 조직을 통해 비판받는다"고 설명했다. 상시 활성화된 이른바 '생활 총화'를 통해 상호 비판을 하기 때문에 군내 왕따나 폭행이 어렵다는 얘기다. 안 소장은 "지휘관보다도 힘이 더 센 인민국 총정치국 소속 정치지도원이 군내 감시자로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집단 왕따 또는 폭력 사건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 탈북자는 "17세에 입대해 10년간 함께 같은 부대에서 지내야 하는 북한 군 제도로 인해 집단주의적 유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는 큰 위기를 맞으면서 북한 군 내부에선 '같이 죽고 산다'는 나름의 유대감이 강해졌고 집단 왕따나 폭력 등은 그렇게 빈번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 대신 북한 군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식량난, 배급난으로 인한 '배고픔'이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탈북자는 "한창 먹어야 할 나이에 한 끼(옥수수쌀 포함)에 200g은 커녕 100g도 나오지 않는 배급 사정 때문에 인근 마을에서 식량을 훔쳐오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군인들이 부식을 해결하기 위해 농사를 짓고 인근마을을 습격해 식량을 구해오는 일이 오히려 칭찬 받는 문화까지도 이미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배고픔에선 비교적 자유로운 군 고위층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모멸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고위층 출신의 한 탈북자는 "젊은 김정은이 '장군님 장군님'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롤러코스터식 인사를 하루가 멀다시피 진행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장성들의 군기잡기를 하고 있으니 '노군(老軍·노병)'의 정신적 모멸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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