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원순 시장 “서울시 공직혁신 국가대개혁 발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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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근절 혁신책 발표 박원순 시장 “정부-다른 지자체 벤치마킹 기대”

“국가대개혁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합니다. 중앙 시스템과 법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좋은 선례가 생겨나면 가능합니다. 공직사회 혁신이 바로 국가대개혁의 시작인 셈이죠.”

7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원순 시장(사진)은 공직사회 개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른바 ‘박원순법’이라고 불리는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방안’을 6일 발표했다. 공직사회의 불신이 커짐에 따라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관피아’(관료+마피아) 관행 등 사회에 만연한 뿌리 깊은 악습을 뿌리 뽑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박원순법’을 돌연 왜 내놨는지 궁금했다. “옛날 한국 사회를 총체적 부패공화국이라고 했잖아요. 최근에 좀 나아졌다 싶었는데 요즘 세월호 참사나 여러 사건을 보면서 부패나 부조리가 상당히 만연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사회 혁신이나 민간 혁신이 되려면 공공 혁신부터 제대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공직사회 혁신’을 핵심으로 꼽았다. ‘김영란법’이 1년 넘게 국회 처리가 지지부진한 것도 ‘박원순법’을 내놓은 한 이유다. 정부 부처나 다른 지자체에도 파급이 상당할 거라고 했다.

“법령으로 제정할 권한은 없지만 서울시가 혁신방안을 실천한다면 국회에서도 김영란법 통과를 더이상 미루지 못할 겁니다. 지금까지 보면 서울시가 한 것을 다른 도시들이 많이 따라 하더라고요. 시장, 도지사 중에 개혁적인 분들이 많잖아요. 조만간 지자체에서 혁신방안을 벤치마킹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바뀌는 거죠.”

박 시장의 행보에는 늘 혁신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심야버스 운행’ ‘보호자가 필요 없는 환자안심병원’ 같은 정책들이 박 시장의 혁신 행정과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서는 혁신방안 발표를 통해 서울시의 청렴도를 높이고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손사래를 치며) 그건 아니고요. 예전부터 많이 생각하고 해왔던 일입니다. (집무실 책장에 쌓여있는 파일들을 가리키며) 파일로 만든 것이 대부분 그런 것들이에요. 그런 우려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애매한 상황에서 공무원을 강하게 제재하면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단호하게 답했다. “모든 제도가 100% 선만 있고 악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많은 경우 상식적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리고 규정의 존재 자체로도 예방 효과가 큽니다. 거절할 명분도 생기죠. 이건 상징적이고 예방의 의미가 있어요.”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서정길 인턴기자 연세대 법학과 4학년
#박원순 시장#박원순법#비리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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