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지상파 안줄수도” 한걸음 물러선 방통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지상파 챙기기 논란에 입장 바꿔… 광고규제는 대폭완화 방침 여전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지상파 초고화질(UHD) 서비스와 관련해 “700MHz(메가헤르츠) 등 새로운 주파수를 배정하지 않고 지상파가 기존 주파수를 효율화해서 쓰는 방법도 있다”고 밝혀 주파수 논란이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19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주관으로 열린 ‘한국 IT리더스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700MHz 주파수 대역 108MHz 폭 중 40MHz 폭은 2012년 이동통신용으로 배정됐다. 정부가 최근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20MHz 폭을 할당키로 하면서 48MHz 폭만 남은 상황이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서비스용으로 54MHz 폭을 요구하면서 논란을 빚어왔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700MHz 분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해왔으나 지상파 편향 비판이 거세지자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최 위원장은 “기술 발전 덕분에 앞으로는 많은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고도 방송이 가능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상파들이 현재 사용 중인 주파수를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 송출 방식은 여러 주파수를 쓰는 ‘다중주파수망(MFN)’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지상파가 ‘단일주파수망(SFN)’이나 ‘분산주파수망(DFN)’ 방식을 도입하면 1, 2개 대역 주파수만 필요해 남은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지상파가 3000억∼4000억 원을 투자해 송출 방식을 바꾸고 채널을 재배치하면 수조 원의 가치가 있는 54MHz 폭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지상파 광고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현행 시간당 총량제를 프로그램당 총량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시간당 10분씩만 광고를 배치할 수 있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등 인기 지상파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가 2, 3분씩 더 늘어나 시청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방통위는 광고총량제도 도입할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프라임 시간대에 광고가 집중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또 최 위원장은 “스포츠 프로그램에만 적용하던 가상광고를 오락이나 교양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유료방송의 경우 전체 프로그램 시간의 5%만 할 수 있던 간접광고 시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한편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의 경우 교육방송(EBS)만 먼저 허용한 뒤 찬반 의견을 물어 다른 지상파 방송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최성준#방송통신위원장#지상파 UHD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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