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박 대통령, 세월호 유가족 못 만날 이유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10시 55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27일 세월호 유가족의 박근혜 대통령 면담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에 지금 세월호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내 비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5월 19일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는데 이 대국민 담화에 답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이 최고위원은 이틀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나서서 세월호 특별법 해결하라는 유가족과 야당의 요구와 관련해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국회가 할 일을 전부 대통령에게 하라는 것은 과장되게 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를 수 있는 아이인데도 아직도 엄마에게 떼를 쓰면서 골라달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재오 의원은 또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해법으로 ▲여야가 합의한 것을 유가족이 동의하는 방안 ▲여당과 유가족 간 합의 ▲야당과 유가족이 합의한 것을 여당이 따르는 것 등 세 가지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이 세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지도부가 선택할 문제이지 이를 달리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도부가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여야와 유가족이 합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할 것인지, 여당과 유가족이 합의하고 야당이 따를 것인지, 야당과 유가족이 합의하고 여당이 따를 것인지. 세 가지 고민 중에 결단만 내리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에 추석 전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시간이 많지 않다. 추석 전, 이번 주안에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세월호법 매듭을 지어주길 부탁한다"면서 "야당은 장외에서 싸우고, 여당은 수습능력이 없고 이렇게 되면 결국 추석 이후 민심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이재오#세월호특별법#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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