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사진)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 등 한미 간 외교안보 현안을 폭넓게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날짜는 논의 중이지만 추석 연휴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방미는 6월 국가안보실장을 맡은 뒤 처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한미 두 나라 사이에 협의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만약 성사된다면 그 방문의 성격은 김 실장 취임 이후 국가안보실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사이의 협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례적인 협의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을 하고 북한·북핵 문제, 한미동맹 현안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끝남에 따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을 결국 어떤 식으로든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와 백악관 간 직접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남북 고위급 접촉은 미국과의 사전 교감이 필요한 부분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면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 민감한 의제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여 김 실장이 방미할 경우 미국 측과 이 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재연기 문제,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반도 주변과 관련해 미국의 대응 기류가 급변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 당국자가 UFG 연습 직전에 평양을 비공개 방문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고, 버락 오바마 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을 상대로 4차 핵실험 등과 같은 도발을 못하도록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마침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15년 만이어서 북-미 채널의 복원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방미를 통해 이처럼 요동치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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