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 ‘낮술을 마시면 제명시키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해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를 만한 행동을 삼가라는 메시지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보수 혁신의 제일 과제는 ‘부패 척결’”이라며 “부패를 없애려면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혁해야 하고, 그래서 과도한 음주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심 때에는 절대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얼굴이 벌겋게 된 사람이 보이면 그날로 제명”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 대표는 지난달 당 의원 연찬회에서도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술자리를 없앴다. 당시 그는 “오늘 연찬회는 과거와 달리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주하기로 결정했다. (저도 애주가였지만) 절주를 시작한 지 석 달이 됐다”며 “앞으로 술은 반주 정도 하고 술집에 절대 가지 말자”라고 당부했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이 단순히 음주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논란으로 123일째 법안 한 건 처리 못하는 정치권 전체에 대해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여론의 비판이 장외로 나간 야당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여당을 향할 수 있기 때문에 음주 문제를 계기로 기강을 다잡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또 여야 의원들을 정조준하고 있는 사정 정국도 김 대표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럴 때 새누리당이 실수라도 해서 ‘시범 케이스’로 처벌 대상이 되면 당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 대표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몸조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지금 여당이 웃을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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