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대기업-17개 시도 ‘창조경제 짝짓기’

朴대통령 “애플도 작은 車庫서 시작”… 창조경제센터서 창업기업 지원
삼성, 대구에 1000억 투자하기로… 현대차-광주, SK-대전 등 손잡아

대구서 창조경제 재시동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대구무역회관에서 열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은 권영진 대구시장,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창조경제에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한 행보에 나선 박 대통령은 이날 벤처-중소-중견기업인 오찬 행사에서 “대한민국을 창업국가로 만들고 중소-중견기업을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창조경제의 시동을 다시 걸었다. 17개 시도별로 들어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대기업과 연계해 실질적 창업센터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첫 출발인 대구는 국내 1위 기업인 삼성과 손잡고 2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창업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은 900억 원을 들여 대구 북구의 옛 제일모직 터에 창조경제단지도 만든다. 현대자동차는 광주, SK는 대전과 세종, LG는 충북, 롯데는 부산 등 15개 대기업이 연고가 있는 시도와 손잡고 유사한 방식으로 창조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박 대통령은 15일 대구 동구 무역회관에서 열린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술로, 제품으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꿈의 차고’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애플과 구글, 아마존의 창업자들도 ‘작은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기업이 창업인큐베이터 역할을 맡아달라고 주문했다.

대구와 대전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올해 상반기에 완공됐다. 하지만 관 주도의 센터로는 창조경제의 분위기 확산이 일어나지 않자 자금과 기술, 판로를 가진 대기업을 창업기업과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으로 삼성 직원 2명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상주하면서 창업기업의 기술 지원과 지분 투자 등을 협의한다. 삼성과 대구시는 이날 각각 100억 원을 출자해 청년벤처창업지원 전용펀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이 조성할 대구 창조경제단지 용지를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11만3061m²의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터에는 2016년 말까지 창업보육센터 예술창작센터 등 19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