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굳힌 박영선]
2004년 초선 강경파 108명 공세에… 당시 천정배 원내대표 결국 물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당 상황이 1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10년 전 노무현 정권 시절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 이른바 ‘개혁 입법’ 처리가 불발되자 사퇴한 천정배 전 원내대표를 떠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2004년 5월 원내대표가 된 천정배 전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 사학법 개정 등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의 연내 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협상안이 나올 때마다 강경파들은 “양에 차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여야 협상을 통해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없애는 개정안을 마련했는데도 폐지를 밀어붙였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자충수로 보안법 개정이 무산되자 천 전 의원은 원내대표직을 던졌다. 대표(당시엔 의장)였던 이부영 전 의장도 동반 사퇴했다. 한 당직자는 “열린우리당이 여당이었던 점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총선 공천이 강경파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나 강경파들이 ‘무조건 반대’식으로 일관하는 것이나 판박이”라고 촌평했다.
2004년 당시 초선은 108명이었다. 이들이 대부분 강경파로 분류돼 당내에선 ‘백팔번뇌’라 불렸을 정도다. 의원총회에서 ‘선배’들에게 “귀를 물어뜯어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의장이었던 이부영 상임고문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강경파의 반발 등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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