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24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57·사진)을 제28대 총재로 선출했다. 김 신임 총재는 역대 최연소 총재이자 기업인으로서는 첫 번째, 여성으로서는 현 유중근 총재에 이어 두 번째다. 대한적십자사 명예총재인 박근혜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다음 달 8일 취임한다. 임기는 3년이고 비상근직이다.
김 회장은 대성산업 창업자인 고(故) 김수근 씨의 막내딸로 2005년 성주그룹 회장, 2007년 MCM홀딩스 회장 등을 맡아 활발하게 기업 활동을 해 왔다. 현재는 성주재단 이사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업인자문위원회 위원, 월드비전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런 활동을 통해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 한부모가정, 미혼모 등 여성 및 아동의 복지 증진에 주력해 왔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김 회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구호 사업을 통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북한 이탈 주민, 북한 어린이 및 여성 의료지원 등 북한 구호활동에도 힘썼다”며 “국제적인 식견과 성공적인 기업경영 능력, 활발한 사회공헌, 창의성 등을 인정받고 있다”고 선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이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의 끝판 왕”이라고 비판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어떤 자리라는 것을 안다면 김 회장은 스스로 고사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김 회장은 선대위 활동을 마친 뒤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후 정치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라를 봐서는 내가 장사를 하는 게 낫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생각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기업인 출신에 인도주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회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그는 현재 유럽 출장 중으로 다음 달 7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를 졸업한 김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국 런던정경대 대학원에서 사회학과 국제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2012년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비전을 가진 101명의 리더’에, 올해는 전문직여성세계연맹 총회에서 ‘글로벌 여성리더십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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