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이수용 외무상 ‘빈손 귀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北, 15년만에 유엔총회 나왔지만 만나주는 나라 없어
‘北인권 고위급회의’ 참가도 거부당해

이수용 북한 외무상(사진)이 15년 만에 유엔 총회에 직접 참석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무상은 27일 총회 연설을 한 뒤 귀국한다. 21일 미국 뉴욕에 도착한 뒤 6일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해 사실상 ‘빈손’ 귀로인 셈이다. 북한은 유엔에 집중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연례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도 불참했다.

197개 유엔 회원국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인 만큼 이 외무상이 이번 기회에 양자, 다자회담 등 다양한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의 만남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미국과도 접촉하지 못했다.

이 외무상의 뉴욕행에는 미국 주도의 ‘북한 인권 고위급 회의’ 참석 목적도 있었다.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에 인권 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홍보할 기회로 본 것.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북한은 유엔 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조차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참가를 거부당했다.

이 외무상은 귀국길에 러시아를 방문해 공조를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우방국인 중국을 아직 공식 방문하지 못한 이 외무상으로서는 그만큼 러시아 방문에 의미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외무상의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정부가 “북한도 중거리핵미사일폐기조약(INF)에 가입해야 한다”고 권고해 눈길을 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6일 “북남(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날 성명에서 “집권자가 직접 유엔 무대에서 극악한 망발질을 해댄 것은 처음”이라며 “박근혜의 이번 악담은 자기의 흉악한 본심을 드러내고 우리(북)와의 정면 대결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숭호 shcho@donga.com·김정안 기자
#유엔총회#북한#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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