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양국 정상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연내 타결하기로 2일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2012년 8월 FTA 협상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6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은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지난해 139억 달러(14조7000억여 원) 흑자를 내 FTA 체결 시 수출 기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핵 보유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대화를 촉진하고 긴장을 완화하려는 한국의 제반 구상에 지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950년 북한과 수교한 베트남이 한국을 지지한 것은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정상은 베트남 인프라 건설사업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베트남 호찌민과 냐짱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 4건의 인프라 사업에 120억 달러(12조7000억여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돈은 전액 한국 기업의 사업 수주를 위해 쓰인다. 베트남 메콩 강 지역의 남북을 연결하는 교량과 연결도로 건설 사업에도 3억2800만 달러(3480억여 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또 양국 정상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 투자를 많이 하는 두 번째 국가다. 올해 4월 현재 한국 기업은 베트남에 307억 달러(32조5000억여 원)를 투자했다. 특히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생산한 휴대전화는 베트남의 1위 수출품목으로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18%를 차지했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공산당과 국가는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을 베트남 외교 정책의 일관된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군사와 외교를 담당하는 국가주석과 정치와 경제 전반을 다루는 총리가 있으나 국가 서열 1위는 공산당 서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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