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확산하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개헌 전도사'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개헌에 대한 이해'라는 글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금은 국가경쟁력에 장애적요인 중 제일 크다"며 "개헌은 특정 정파나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아니라 국가개혁 과제의 핵심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경제 블랙홀'론과 상반된 주장을 폈다. 박 대통령은 개헌 불가 이유로 "지금 우리에겐 그 어떤 것도 '경제 살리기'를 우선 할 수 없다"며 "장기간 표류하던 국회가 정상화 돼 이제 민생법안(처리)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 역량을 분산시키면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국회도 경제 살리기와 국민의 어려움 해결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 힘을 모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개헌은 경제 살리기나 일자리 창출과 국정수행에 블랙홀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역할 분담해서 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는 임기 내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 살리기는 정부의 할 일이고 개헌은 국회가 할 일 이라고 선을 그은 것.
이 의원은 "국회는 이미 개헌발의선. 의결선을 넘었단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 설문에 응한 249명 중 92.77%인 231명이 '찬성' 의견을 밝혀 개헌 의결정족수 200명을 훌쩍 넘긴 것을 상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논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개헌특위구성이 되면 모든 논의는 절차대로 하면 된다"며 "개헌은 찬반의 문제이지 시기의 문제로 본질을 호도하면 안 된다"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올 1월 신년회견에서도 "개헌은 워낙 큰 이슈(문제)여서 한 번 (논의가) 시작되면 '블랙홀'처럼 모두 거기에 빠져든다"며 "올해는 다른 생각 말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