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朴 대통령 개헌 반대? 간섭할 일 아냐”

사진제공=이재오 의원-박근혜 대통령/동아일보DB

헌법의 '5년 임기 대통령제' 등을 손보겠다는 이른바 '개헌론'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론에 반대 입장을 표명, 국회의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개입을 비판하면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고 국회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간섭 차원에서 하라든지 말라든지 이렇게 할 수는 없는 사안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헌 발의권은 대통령과 국회에 있다. 정부가 반대를 한다면 발의가 돼 국회에 의결돼 국민 투표 과정에서 찬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라며 "국회가 개헌을 논의하고 개헌을 하겠다고 하는 자체를 정부가 막아설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개헌 논의보다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데 대해선 "경제 살리기는 지금만이 아니라 언제든지 해야 한다. 금년에만 경제 살리기 집중하고 내년에는 안 해도 되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개헌을 통해 현행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전환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선 "대통령은 국민이 직선을 하되 외교통일국방에 관한 권한을 갖게 하고"라며 "(대통령이) 국가의 총체적인 책임은 갖게 하지만, 내치는 국민이 뽑은 국회에서 선출하고 국무총리가 국회의 의석 수대로 내각을 구성하면 정치, 정당 간 갈등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박근혜 정부 흔들기'라는 비판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 여당의 중진 의원인데 정부가 잘 되기를 바라지 정부를 흔들어서 덕 볼 사람이 누가 있냐. 다음에 무슨 대통령 꿈을 꾸는 사람들이 덕을 보겠냐. 경제도 어려운데 왜 정부를 흔들겠냐"고 반문했다.

개헌은 오래 전부터 제기된 숙원이라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과거에도 수차례 개헌론이 거론됐으나 여야의 반대나 대선 및 총선 등에 밀려 번번이 좌절됐다는 것.

이 의원은 "지금 타이밍이 하늘이 준 기회다. 절차적 민주주의에서 내용적 민주주의를 완성시켜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시기"라며 "핵심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고 나라 전반에 있어 독점의 권력에서부터 나눔의 권력으로 체제를 바꾸는 것"이라고 개헌을 촉구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국회의 개헌 논의에 대해 6일 "장기간 표류하던 국회가 정상화돼 이제 민생법안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 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