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40일만에 지팡이 짚고 등장…첫 행보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4일 08시 17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40일 만에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북한 언론에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오전 4시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 완공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가 언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4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보도 이후 처음이다.

통신은 김 제1비서의 현지지도 날짜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관례적으로 비춰 전날인 13일 현지지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 속 김 제1비서는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어 그간 알려진 김 제1비서의 부상은 발목 부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김 제1비서는 자신을 둘러싼 안팎의 여러 관측이 난무한 것을 의식,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현지 지도 모습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비서는 이날 밝은 얼굴로 현지 지도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신문 역시 김 제1비서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1면에 크게 게재해 건재를 과시했다.

김 제1비서는 이날 주택지구 곳곳을 돌아보며 "희한한 풍경이다, 건축 미학적으로 잘 건설됐다"등의 큰 만족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주택지구 내 탁아소, 유치원, 학교 및 텃밭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체육공원 역시 돌아봤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는 또 건설을 진행한 인민군 군인과 건설자들에게 "약속한 기간에 최상의 수준에서 훌륭히 주택 지구를 완공했다"며 당 중앙의 이름으로 '감사'를 주기도 했다.

김 제1비서는 올해 초 위성과학자주택지구 건설을 지시하며 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까지 완공을 독려한 바 있다.

김 제1비서는 아울러 주택지구에 입사할 과학자들과도 세 차례에 나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제1비서의 이날 공개 활동에는 실세 측근들이 수행해 그의 권력이 공고함을 시사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태복·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실세 측근 인사들이 김 제1비서의 이번 현지지도를 수행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5일 김 제1비서의 기록영화에서 김 제1비서에 대해 '불편하신 몸'이라고 언급해 그의 건강 이상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김 제1비서의 건강에 대해 발목 수술설부터 뇌질환까지 갖가지 주장과 의문이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해 현학봉 영국 주재 북한 대사는 13일 영국 BBC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김 제1비서의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BBC 인터넷 판은 현 대사가 김 제1비서의 몸 상태와 관련해 의심의 여지가 없이 건강한 상태라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 대사는 그러나 김 제1비서의 은둔이 한 달 넘게 계속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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