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일병-상병으로 계급 단순화… 이병 복무 줄이고 분대장만 병장”
軍 내부 “병영문화 개선 도움안돼”
육군은 병영 내 부조리와 폭력을 제거하기 위해 병사 계급체계를 현행 4단계에서 사실상 2단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1954년 정착시킨 4계급 체계를 60년 만에 손보겠다는 것. 현재 21개월인 군 복무 기간은 이병 3개월, 일병 7개월, 상병 7개월, 병장 4개월로 되어 있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수도방위사령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군 계급 체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병-일병-상병’ 체계를 기본으로 하되 상병 중 우수 병사를 분대장으로 선발해 병장 계급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대장을 달지 못한 상병은 전역 직전 병장으로 진급한다. 현행 이병 복무 기간도 신병훈련소 입소 기간(5주)으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4계급 체계는 유지되지만 이병과 병장 복무 기간이 짧아져 사실상 일병과 상병 2계급 체제로 단순화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 일각에선 “같은 계급에도 호봉에 따라 엄연히 선후임 관계가 존재하는데 계급 기간 조정만으로 병영 부조리를 없앨 수 있냐”는 비판도 나온다. 분대장으로 선발된 병장이 자신의 선임병인 진급하지 못한 상병을 대하는 과정에서 상하관계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국감에선 육군 17사단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사건과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 등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성추행으로 고통받은 딸 같은 여군을 상담하겠다고 장성이 또 성추행했다”며 “군이 정신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긴급 체포된 17사단장이 2010년 심모 중위 사망사건과 관련된 성추행 혐의로 형사 입건된 이모 중령을 성범죄 사건의 재판관으로 임명한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성추행 사단장이 성추행 중령에게 성추행 재판을 맡긴 꼴이 됐다”며 군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증인 명단 23명 가운데 3사관학교 출신 2명을 빼고는 다 육사 출신”이라며 “(장성 인사의 육사 출신 편중)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재인 의원님이 대통령이 되셔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해 “군 인사가 대통령 인사 사항인데 전임 장관이 직접 인사를 하거나 개입하는 등 지금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세간에선 ‘국방 대통령’이란 말을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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