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생가라고 주장하는 ‘백두산 밀영(密營)’ 인근에 최근 산불이 발생하자 주민 6만 명을 총동원해 필사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이 위치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2일 김정일 생가에서 멀지 않은 삼지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북한 당국이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인근 삼지연군과 백암군은 물론이고 멀리 혜산에서까지 주민을 실어와 불길을 막게 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이날 “김정일 생가 인근 지역에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곳은 북한이 백두혈통의 뿌리이자 혁명전통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양강도 삼지연군 소백수특별구. 소백수특별구에는 김정일 생가가 위치한 정일봉을 중심으로 항일유격대 밀영 유적들이 다수 남아 있다. 또 유격대원들이 나무껍질을 벗기고 김일성 부자를 칭송하는 글을 써 놓았다는 이른바 ‘구호나무’도 1000여 그루가 있다.
북한 당국은 성지와도 같은 이곳을 화마로부터 지키기 위해 주민 6만여 명을 동원했다. 주민들은 불길이 생가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정일봉 주변의 땅 수백 m를 삽으로 파헤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인근에서 양수기 수십 대를 뜯어오기도 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삼지연 일대 산불은 17일경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