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이 호주 보츠와나 파나마 유엔 대표부와 공동 주최한 ‘북한인권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탈북자들이 설전을 벌였다. 북한은 이날 행사에 유엔 주재 대표부의 김송 참사관 등 9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참가시켰다.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공식 유엔 특별회의에 북한대표단의 참석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사람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인 18호 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53). 그는 18호 관리소에서 13세 때부터 41세까지 살았던 처참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28년 동안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강냉이 가루에 풀을 섞어 죽을 끓여 먹으며 살았다. 너무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몇몇 참석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함께 증언대에 앉은 정광일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 대표는 “유엔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켜 하루빨리 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북한대표단은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북한 체제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마이클 커비 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COI에 증언한 탈북자 등에 대해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한 북한 당국의 과거 발언을 취소하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인권 유린 가해자인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북한 측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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