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안보협의회(SCM)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북한의 핵 위협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등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하기로 한 것. 이번엔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구체적인 연기 시한을 명기하지 않아 일각에선 사실상 무기 연기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에서 합의됐던 전작권 전환은 이명박 정부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됐다가 이번에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또 양국은 한미연합사령부 본부와 미 2사단 소속 화력여단을 서울 용산구와 한강 이북인 경기 동두천시에 남겨두기로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조건(condition)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양해각서(MOU)’에 공동 서명했다.
양국은 전작권 전환이 가능한 조건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필수 대응능력 구비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라고 제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갖춰야 할 대응능력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뿐만 아니라 대북 선제타격 능력도 포함된다”며 “이 조건이 충족되면 한미 국방장관이 양국의 군 통수권자에게 전작권 전환을 건의해 최종 시기를 결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의 ‘목표연도(특정 시한)’를 명기하지 않은 데 대해 군 관계자는 “‘시기’를 정해놓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다 또다시 연기돼선 안 된다는 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 논의가 이뤄질 시기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설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가 갖춰지는 2020년대 중반으로 전망했다.
또한 양국은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한미연합사 본부를 현 용산기지에 남겨두기로 했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 2사단 소속 210화력여단은 동두천(캠프 케이시)에 그대로 남는다. 210화력여단은 개전 초기 북 장사정포 무력화를 책임지는 주한미군의 핵심전력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북한 미사일 공동 방어작전개념’을 최초로 승인했고, 북한에 대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인정 및 준수를 촉구했다.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 연기 소식에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 연기, 시기가 아닌 조건에 초점을 둔 거구나”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 연기, 언제쯤 전환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 연기.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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