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런 분위기서 고위급 접촉 가능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北, 靑국가안보실에 또 항의 전통문… 정부 “2차접촉 입장 밝혀라” 답신

정부가 30일로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28일 오후까지 북측에서 답변하지 않으면 30일 개최가 사실상 힘들어진다”며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더라도 대북 전단 문제가 긴급 현안으로 부상해 다른 안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11월 초까지 침묵하다 날짜를 수정 제안할 수도 있고 대북 전단 차단 조치가 없으면 접촉이 어렵다는 식의 통보를 해올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은 연일 대북 전단 문제로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26일 새벽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국방위원회 서기실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대통령국가안보실 앞으로 보냈다. 북한은 이 전통문에서 보수단체들의 25일 전단 살포 계획은 무산됐으나 우리 당국이 저녁 시간을 이용한 전단 살포 강행을 방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위급 접촉이 이런 분위기에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서해 군 통신선으로 보낸 대통령국가안보실 명의의 대응 전통문에서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와 관련해 “법적 근거 없이 통제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선 제2차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측 입장부터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부 안팎에선 아직 대화의 불씨는 살아 있지만 11월 초까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지 않으면 올해 남북 대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산된 대화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 과거 남북 협상의 패턴이었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 국민들을 통제할 수 없는 체제라는 것을 북측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북한이 압박한다는 이유로 남북이 만나서 협상할 의제를 정부가 미리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 시점에선 북한이 과연 남북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남북대화에 나설 것처럼 시늉만 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평가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국가안보실#전단살포#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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