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낭종(물혹) 제거 수술 이후 회복기에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사뼈 아래 부위를 지나는 후경골신경이 눌려서 생긴 ‘족근관증후군’ 치료 수술을 받았지만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동안에도 체제를 다지기 위한 작업은 쉬지 않았던 셈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결과 브리핑에서 “북한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잔존 세력을 청산하는 일명 ‘그림자 없애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고위층조차 숙청작업 지속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탓에 노래방에서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충성을 맹세하는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게 당 간부 사이에서 유행이다. 예컨대 ‘사회주의는 우리 거야’, ‘우리 당이 고마워’란 가사를 ‘사회주의는 너희 거야’, ‘너희 당이 고마워’로 비트는 식이다.
김정은의 부인인 이설주와 첫사랑으로 알려진 현송월 모란봉악단장 간 암투를 빗대는 노래도 공공연히 불리고 있다. 이 의원은 “‘증오는 원수에, 사랑은 조국에’란 가사가 있는데 이를 ‘증오는 본처에, 사랑은 정부(情婦)에’로 바꿔 부를 정도로 불만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요덕 수용소’ 폐지 움직임에 대해 국정원은 “요덕 수용소에 감금돼 있던 인원들을 함북 길주 ‘만탑산 수용소’로 옮기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의 5개 수용소 중 하나인 만탑산 수용소는 여의도 면적(2.9km²)의 185배 정도 크기로 대폭 확장했다.
외화벌이 목적으로 러시아 중동 등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는 2010년 2만6000명에서 올해 5만 명으로 4년 사이에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이 의원은 “북한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급여의 70∼90%를 상납하는 등 사실상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핵탄두의 소형화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정확성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결혼설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유엔의 김정은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추진 움직임에 대해선 “김정은의 이름이 명시돼 있지 않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중국 등이 있어 제소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판문점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 “30일로 제안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29일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더이상 남북 대화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고위급 접촉과 연계시켜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은 남북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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