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드 배치, 美-中 한반도이슈로 부상… 시진핑, 朴대통령에 직접 반대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출렁이는 한반도 정세]그린 前 백악관 선임보좌관 인터뷰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추진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THAAD와 같은 한미 간 안보 동맹 이슈가 미중 간 이슈로 반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클 그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사진)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의 (7월) 정상회담에서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불가하다고 직접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내가 직접 만나본 중국 현직 관리들도 ‘한반도에 THAAD 배치는 안 된다’고 밝혔다”면서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 차원의 문제지만 (중국의 반대로) 전략지정학적 이슈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한미 동맹 사안에 대해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이를 한국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면 (미국에) 매우 좋지 않은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HAAD 배치는 한국의 북한발 위협 대응에 필요하느냐가 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유감스럽게도 중국이 한미 동맹에 간섭(interfering)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중국 개입론’ 주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북한이 현재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가졌다고 믿는다”고 말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언급은 THAAD 체계의 한국 배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미묘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THAAD와 관련된 사항은 한미 간에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THAAD 문제를 뒤로만 밀어 놓고 부인하기보다는 전략적인 접근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린 전 보좌관은 최근 북한의 대화 공세에 대해 “북한이 핵시설 사찰을 허용한다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밝혀 최근 관련된 북-미 간 물밑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북측의 핵시설 사찰 허용은 비핵화 조치가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읽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고고도미사일방어#미국#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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