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경선 출마” 뜻밝혀… 문재인과 지지층 겹쳐 셈 복잡
박지원, 안희정과 손잡을 수도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비상대책위원이 최근 권노갑 상임고문과 오찬을 하면서 “내년 2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대표 경선은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 등 ‘빅3’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비대위원은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노무현)계의 수장이다. 그러나 정 비대위원 역시 범친노로 분류된다. 당내 의원 130명 가운데 친노는 70∼80명이며, 이 중 정세균계는 25명가량이다. 또 정 비대위원은 2006년 이후 3차례나 대표를 지내면서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원외 지역위원장들과도 관계가 두터운 편이다. 정 비대위원이 문 비대위원의 표를 잠식하면 중도·비노(비노무현)계의 지원을 받는 박 비대위원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종연횡 움직임도 본격화할 태세다. 일각에선 충청에 일정 지분이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박 비대위원과 연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 비대위원이 쉽게 대표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복잡한 구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비대위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12월까지는 시간이 많다”며 장고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출마=당선’이란 등식이 흔들릴 경우 ‘당권 후 대권 도전’이라는 로드맵이 헝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빅3’ 경선 구도를 깨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60, 70대인 ‘빅3’에 맞서 세대교체의 50대 그룹으로, 중도 성향을 띠고 있다.
우선 수도권 3선 출신인 김부겸 전 의원을 대표 후보로 미는 움직임이 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과 올 6·4지방선거에서 대구 수성갑,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각각 40%대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지지층이 겹치는 박 비대위원이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의원 측은 “전당대회보다는 2016년 총선 당선이 1차 목표”라며 출마설에 부정적이다. 대구라는 열세지역에서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권 도전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지난달 원내대표 사퇴 뒤 정책 행보에 나선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거취도 중요한 변수다. 박 전 원내대표는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는) 생각해본 적이 없고, 시기적으로도 (답변하기에) 적당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측근들은 “결국 출마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평소 가까운 박지원 비대위원의 협조 요청에 박 전 원내대표가 선을 긋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독자 출마설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친노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가 중도 비노 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당내 486그룹은 차기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의원 등이 주축인 486그룹은 단일 세력으로 뭉치기보다는 각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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