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논란에 휩싸인 재미교포 신은미 씨 부부에게 미국 정부가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미국이 이번 사태가 한미 관계와 국제사회에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11월 말 신 씨 등이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종북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시민권자인 신 씨 부부에게 만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신 씨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이들이 놓인 상황을 파악해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면담 요청에는 “언론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빠른 귀국을 고려해 달라”는 뜻도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의 남편 정모 씨는 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사관에서 만나자고 해 (거절한다는) e메일을 보냈다. 아직은 신변 위협이 없으니 그럴 가능성이 있으면 연락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신 씨의 조기 귀국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신 씨는 5일 청와대를 찾아 “통일에 도움이 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면담 신청서를 냈다. 9일(대구), 10일(전북), 11일(부산)로 예정된 토크콘서트를 강행하겠다는 뜻도 밝힌 상태다.
미국대사관이 나선 것은 신 씨의 기자회견 이후 탈북여성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연이어 여는 등 논란이 커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데 이어 안전보장이사회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 국적자가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 향후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검경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신 씨에 대한 출국정지 문제 등으로 한미 간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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