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朴경정 내게 주려고 문건 출력”

[‘정윤회 문건’ 파문/문건작성 발단은 김기춘]
“靑 떠나기전 보고 요청… 모두 파쇄”
‘朴이 문건유출 주범’ 靑주장 반박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주장을 적극 반박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 경정이 2월 청와대 파견근무가 해제되기 직전 자신이 만든 문건을 다량 출력했다며 박 경정을 유출자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출력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부 보고를 위해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경찰로 복귀하는 박 경정에게 그동안 만든 감찰 및 동향보고서를 모두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박 경정이 출력해 건네자 조 전 비서관은 양이 너무 많으니 파일로 달라고 했고, 출력한 문건은 모두 파쇄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세계일보가 4월 ‘비리 행정관 원대 복귀’ 기사를 보도한 이후 자료 유출 문제를 추적한 결과 자료가 여러 차례에 걸쳐 세계일보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고, 이 중에는 박 경정이 만들지 않은 문건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5월 부속실 인사를 통해 “세계일보가 내부 문건을 다량 갖고 있다”며 “내부 조사와 함께 문건들을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경정이 청와대 내부 문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로 옮겼고, 정보분실 경찰들이 박 경정 몰래 이를 복사해 유출시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분실 경찰들이 청와대 내부 문건을 입수한 것은 박 경정이 아니라 세계일보 기자를 통해서였다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