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강제 북송돼 처형 또는 수용소 감금설이 제기됐던 탈북 청소년 9명이 현재 북한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북한이 9일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우리에게 어머니가 있어요'라는 제목의 편집영상에서 탈북 청소년 9명 중 4명의 최근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처형설이 돌았던 문철과 백영원의 영상이나 구체적인 촬영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상 속의 아나운서는 "남조선 괴뢰들에게 납치됐다가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온 9명의 청소년들이 자기 희망에 따라 마음껏 배우며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년 7개월이 흘렀다"며 "문철, 정광영, 류광혁, 박광혁은 영웅혜산시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고, 백영원은 함흥사범대학 예능학부에서 자기의 재능을 마음껏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TV는 또 "나이가 어린 리광혁, 류철룡, 장국화, 로정영 학생은 금성제1중학교에서 얼굴에 그늘 한점 없이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 4명의 일상을 영상으로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동영상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조선중앙TV가 아니라 대남선전 매체로 공개된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엔 강제 북송 20여 일만에 9명 전원을 조선중앙TV에 출연시켰다. 이번 동영상은 '1회'라는 설명과 함께 소개됐다는 점에서 나머지 탈북청소년들에 대한 추가 영상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의 생사확인을 촉구하며 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려는 미국 의회 기자회견은 10일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9일 동아일보 통화에서 "북한이 이들은 물론 강제 북송돼 생사가 불분명한 다른 수많은 탈북자들에 대한 국제기구의 면담과 현장조사를 허락하기 전엔 모든 것이 선전전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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