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빅3 구도’ 깨져… 丁 “분열 안돼”… 현실적 계산도 작용
문재인-박지원 양자대결로 재편… 난타전 예상속 서명파 “불출마” 압박
당 바깥선 제3신당론 부상… 정동영 “안철수 때와 상황 다르다”
새정치聯 전대 극심한 후유증땐… 야권 개편 불지필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주자 ‘빅3’로 꼽혔던 정세균 의원이 26일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내년 2·8 전당대회는 일단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양강(兩强) 구도로 재편됐다. 하지만 당 바깥에선 ‘제3신당’ 출범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범야권의 정치지형이 격랑에 휩쓸릴 조짐도 보인다.
○ 문재인-박지원 양강 구도 재편
호남 출신으로 범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는 친노 기반은 문 의원에게, 호남 기반은 박 의원에게 밀려 독자적인 지지층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빅3’ 불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여론도 의식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 사람이 경쟁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라며 “계파를 초월하고 분열을 극복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문, 박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한 셈이다.
강창일, 노웅래 의원 등 ‘빅3’ 불출마 서명 운동을 벌인 의원들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두 의원의 불출마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경선이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노무현 비서실장, 영남, 친노’(문 의원) 대 ‘김대중 비서실장, 호남, 비노’(박 의원)라는 대립 구도가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명에 참여한 한 재선 의원은 “이대로 가면 극심한 지역, 계파 갈등으로 상처만 남게 될 것”이라며 “두 사람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컷오프(예비경선)에서 낙선 운동을 벌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정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번번이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도 트위터에서 “당의 혁신과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정(세균 전) 대표를 모시고 제가 잘하겠다”고 했다. 두 의원은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 “신당, 안철수 때와 상황이 다르다”
당 밖에서는 신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분들이 제3신당이 필요하다고 하는 의견을 무겁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명진 스님 등 진보성향 인사들이 주축이 된 ‘국민모임’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 고문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 때는 개인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상황이 다르다”며 “저뿐만 아니라 당 안팎의 몇 분에게 함께하자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모임) 내부 토론에서 북핵, 인권유린, 세습독재에 대해 분명히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말해 통합진보당 세력의 동참에 대해 선을 그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날 정 고문을 만나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정 고문은 27일 지지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 고문이 탈당해도) 국회의원 중에선 한 명도 안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정 고문이 탈당할 경우 야권 지형은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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