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탈당 선언을 놓고 당 대표 후보 3인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 전 고문의 독특한 정치 이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정 전 고문을 ‘비노(비노무현)-진보-강경’으로 규정한다. 정 전 고문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갈라섰다. 현재 당 대표 후보인 문재인 의원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2009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는 전북 전주 덕진에 출마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당 대표이던 정세균 의원이 출마를 만류하며 공천을 주지 않았다. 정 의원은 범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된다. 결국 탈당한 정 전 고문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정 전 고문의 노선은 강경 진보다. 야당성과 선명성을 강조한다. 2007년까지만 해도 그는 중도 실용을 표방했다. 그러나 2010년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지 말고, 확실하게 좌회전하자”며 ‘담대한 진보’를 제창했다. “2009년 ‘용산 참사’ 현장에서 ‘당신이 제대로 해서 대통령이 됐으면 없었을 희생’이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전향’ 이유를 밝혔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 내에서 정 전 고문과 뜻이 통하는 인사를 찾기가 어려웠다.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은 정 전 고문과의 해묵은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 비노 진영은 정 전 고문과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함께했던 인사가 많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중도 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을 주축으로 한 486그룹은 적극적인 친노는 적지만 진보 노선에 가깝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시절 차기 대권 주자를 놓고 정 전 고문과 경쟁했던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측 인사가 많아 쉽게 마음을 주려 하지 않았다. 정 전 고문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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