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싱가포르에서 북핵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 이용호 외무성 부상을 만났던 스티븐 보즈워스(사진)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5월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북미 대화 못지않게 (중국 러시아 등) 다자 대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해 방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이 부상이 방러 계획이나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대화채널을 통해 현재의 어려운 (외교적) 상황을 풀기 위한 (북미를 뛰어넘은) 다자간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미 워싱턴 정가의 대북재제 강경 분위기에 대한 질문도 많아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으며 우리를 통해서라도 관련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을 주제로 한 대화도 오갔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비핵화 등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양보’(new concession)를 내놓거나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남북고위급대화와 관련한 북한입장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부상도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남북회담은 이번 만남의 핵심 의제가 아니어서 깊이 있는 토론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등과 함께 이 부상 등을 이틀에 걸쳐 만났다. 민간인 신분으로 2013년 몽골에서 이 부상과 만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접촉이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다음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음엔 (민간인 대화가 아니라) 북미 당국 간 공식 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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