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 파도에 흔들리는 집권 3년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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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MB회고록’ 前現정권 충돌
[현재]지지율 30% 붕괴-인사난맥
[미래]건보-증세 논란… 개혁 흔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인 29%로 떨어졌다. 문고리 권력 3인방과 비선 실세 논란을 둘러싼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완구 총리 카드를 내세웠지만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총리 후보자의 결정적 하자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재산 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청와대 개입설이 제기되면서 인사 난맥상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방안 발표가 갑자기 연기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증세와 복지 조정의 불가피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증세 없는 복지’를 약속했던 박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이 좌절된 것이 박 대통령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과거’와의 싸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박 대통령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견제하느라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주장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 회고록을 둘러싼 논쟁이 전현 정권의 정면충돌이나 보수층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을 국정 기조로 내세웠지만 과거 현재 미래 이슈의 ‘3중(重) 늪’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민생현장 방문 등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교체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가시적인 경제 회복 청사진 없이는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은 구체적 과제를 놓고 여당을 자주 만나고,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정부가 중심을 잡고 경제 살리기 등 정책 능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집권 3년차#박근혜#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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