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성(性)범죄 예방책으로 한 번 성추행에도 강제 퇴출(전역)시킬 수 있는 초강수 카드를 내놨다.
1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성추행·성폭행 등 성범죄를 한 번이라도 저지를 경우 무조건 중징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징계는 정직(1~3개월)과 계급강등, 해임, 파면 등을 말한다. 현 군 인사 규정상 중징계를 받으면 현역복무부적합 심사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성범죄 한 번으로 옷을 벗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성범죄를 저지르면 보직해임 시키는 육군의 ‘원아웃 제도’를 더욱 강화한 것.
육군이 지난달 설치하겠다고 밝힌 성범죄 사고 전담반은 각급 부대에 있는 성관련 사고의 신고, 수사, 피해자 보호 업무를 통합해 맡을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성관련 사고 전담반은 육군참모차장을 단장으로 인사와 법무, 헌병 등 육군본부 참모들로 꾸려질 것”이라며 “징계권을 갖고 있는 지휘관이 온정주의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부하를 가볍게 처벌하는 것도 감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또 간부와 병사들이 성관련 올바른 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현재 1년에 1회(3시간) 받도록 돼 있는 성관련 사고 예방교육을 3개월에 한 번 받도록 강화하기로 했다. 성범죄 피해자 보호책도 마련키로 했다. 피해자가 인사상의 불이익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를 목격한 제3자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육군본부 차원에서 피해자 신원을 보호하고 보직도 관리토록 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 및 여군 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다음 달 중 성관련 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육군 여단장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뒤 육군이 ‘여군과 한 손 악수’ 등 실효성 떨어지는 대책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대책만 늘어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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