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일 ‘공직자 골프 금지령’을 풀었다. 올해 10월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를 앞두고서다. 세계적 대회를 유치한 상황에서 국내 골프가 침체돼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소비 침체를 배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프 활성화가 국내소비 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먼저 골프 얘기를 꺼냈다. 박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 한국에서 열리는데 ‘우리나라 골프가 침체돼 있다’ ‘골프 활성화를 위해 힘 써 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개최국 정상이 명예대회장을 맡는 전통에 따라 2015 프레지던츠컵 명예대회장을 맡고 있다.
이에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부가 마치 골프를 못 치게 하는 것처럼 (비쳤는데)…”이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고 받았다. 이어 “문체부 장관부터 치기 시작하라”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농담을 받아 박 대통령은 “그런 것은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적은 없다.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이경재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소비 진작을 위해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건의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 달 뒤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도 골프 얘기가 나오자 박 대통령은 “바쁘셔서 그럴(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후 청와대나 내각 인사들은 골프를 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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