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 대표 안 되면 그 다음 역할 없다”…대선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16시 04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을 두고 박지원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이번에 당 대표가 안 되면 그 다음 제 역할은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경선에서 패배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문 후보는 5일 ‘반드시 연꽃을 피워 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이번 당 대표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면목없다”며 사과했다.

그는 “선거 시작 전,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클린선거 원칙까지 밝히며 최선을 다해 왔다. 노력했지만 뜻같이 되지 않았다”며 “남은 기간만이라도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호소를 간곡히 드린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저를 바치겠다”며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제 단심(丹心)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 단언컨대 계파 계보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이 상황에서 위기의 야당 대표를 맡는 건 벼슬이 아니라 십자가라고 믿는다. 저를 다 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며 “이번에 당 대표가 안 되어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 다음 제 역할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제 앞에 있다”고 덧붙였다.

위에 제시한 세 가지 목표 중 하나만 이루지 못 해도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다음은 문재인 후보의 성명 전문▽

[반드시 연꽃을 피워 내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당원여러분,

죄송합니다.

2.8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비전 제시는 부족했고, 네거티브만 난무했다”는

비판여론에 뼈아픕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면목 없습니다.

위기에 빠진 당을 살려보고자 나섰습니다.

총선 승리를 이끌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경쟁이 격화되다 보면

각박한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 예상은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볼 때 자괴감이 듭니다.

선거 시작 전,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클린선거 원칙까지 밝히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노력했지만 뜻같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호소를 간곡히 드립니다.

다시 힘을 합칠 훗날을 마음에 안고 가야 합니다.

저부터 더 노력하겠습니다.

어떤 불리함이 있더라도 저만의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네거티브 선거로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절망보다는 하나 됨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저를 바치겠습니다.

저를 마지막으로, 다음 당 대표부터는

다시는 이런 소모적이고 각박한 당내 선거를

치르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공격과 갈등의 소재가 됐던 사안도

당 대표가 되면 모두 녹여 내겠습니다.

경쟁자 이전에도 동지였고

경쟁이 끝나고도 동지라는 믿음을 다시 새깁니다.

다 끌어안겠습니다.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제 단심(丹心)을 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단언컨대 계파 계보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이 상황에서

위기의 야당 대표를 맡는 건

벼슬이 아니라 십자가라고 믿습니다.

저를 다 던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당 대표가 안 되어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 다음 제 역할은 없습니다.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제 앞에 있습니다.

마음 다 비우고 정도(正道)대로 가겠습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끈 이후엔 곧바로

공정한 대선관리 체제가 들어서도록 하겠습니다.

당을 살리고 총선승리를 이끌면

대표로서의 제 임무는 끝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꽃을 꼭 피워 내겠습니다.

성심성의의 한 떨기 연꽃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희망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오직 국민과 당원들만 믿고 제 길을 가겠습니다.

2015. 2. 5

문 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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